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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화.
    화산귀환/드림썰 2023. 11. 6. 21:29

    🐯해남 편으로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드림 서사와 상관이 없는 if입니다.


    붉다. 동백꽃처럼 붉디붉은 꽃잎사이 매화꽃들이 휘날렸다. 한발 내디딘 때마다 뜨겁게 내뱉던 숨은 날 선 매화에 감탄을 내뱉었다. 귓가에 맴돌던 고함소리와 쇠들의 노랫소리는 옛 기억을 끄집어내기 충분했다. 마치 그곳에 있다는 듯 겹치는 잔상에 여린 살을 잘근 씹었다. 지친 이들의 노랫소리는 하나둘씩 사그라졌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앞을 나서는 것뿐이었다.

    [그들을 살리고 싶소?]

    뒤에서 들려오는 흐릿한 말에 고개를 돌렸지만 자신에게 말 건 이는 없었다.

    "뭐 해! 얼른 가야 돼!"
    "... 알았어요."

    [내가 살려주겠소.]

    무량수불.
    언제 사술에 걸린 것인지 말도 안 되는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

    [이대로면 모두 개죽음을 당할 것이니 약간의 대가만 있으면 되오.]

    빌어먹을. 거지 같은 사술이 별 지랄을 다한다며 무시하려 했지만 급격히 변화하는 전장에  더욱 겹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매! 어서 가세요!'
    '사고, 사고는 부디...'
    '성, 월아- 화산ㅇ로... ㄱ...'

    안 돼. 모두 돌아가야 돼. 그래야만 돼.

    잊혔던 하나의 신념이 떠오르며 나는 움직이던 몸을 멈추고는 선두로 달리는 이들을 보았다. 장문대리와 대사형, 조걸 외 다른 이들.
    그래, 사술이면 어떠하리. 아해들이 돌아갈 수 있다면 상관없는 것인데. 그러니 말해. 대가가 무엇이더냐.

    [... 그대의 기억. 지금의 기억을 주거라. 그럼 다른 이들을 치료해 주마.]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돌아갈 때까지.]

    그럼 가져가거라. 내 기억을 가져가고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어 다오.

    "사숙! 계속 가세요! 후방으로 지원 가겠습니다!"
    "... 기다리고 있겠다."

    살짝 뒤돌아 눈을 마주치고는 망설임 없이 나아가는 이들을 보며 희미하게 웃고는 후방으로 빠졌다. 청명사형은 무리하였는지 검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보였다. 그의 앞에 서며 사형을 밀자 사형은 눈을 부릅뜨며 날 바라보았다.

    "너! "
    "선두로 가세요. 후방정도는 제가 맡을 수 있습니다."
    "네가 선두로 가야지 지금 뭐 하는 거야!"
    "뭐 하긴요. 자리 바꾸는 거지. 얼른 가요. 아해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달려드는 만인방을 베어내자 미처 숨기지 못한 틈이 엿보였고 만인방은 새파랗게 선 검을 내질렸다.

    푹-

    그 틈을 파고든 건 뒤에 있던 청명이었다. 오래전 서로 숨 쉬듯 맞춰본 기술은 자연스레 나왔고  성난 웃음기가 들려왔다. 아, 셋이 온전하였는데.

    "... 할 수 있겠느냐."
    "잊으신 듯한데 사형검만 완성된 거 아니거든요."

    그래, 나 또한 마교의 전투로 많이 변화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살기 위해 더욱 날을 세웠고 도결이 아닌 살기를 더 담았다. 그걸 알고 있는 사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맡기겠다며 뒤로 물러났다. 저 모습이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지.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자 사형 주변에 희미한 푸른 내력이 맴도는 것이 느껴졌다. ... 진짜 원시천존이셨나.

    "쫒아라! 다 죽어가던 새끼를 쪼- 아악!"
    "예의가 없구나."

    자리를 박차는 이들의 다리를 베어낸 뒤 성대를 찢고 눈을 뽑자 남아있던 이들이 거리를 두었다.

    "이 나와 춤춰야지. 어찌 날 두고 가는 것이냐."
    "..."
    "호오- 준비가 된 것 같은 어디 한번 춤을 춰보자꾸나. 서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 보자꾸나."

    숨을 앗아가는 춤사위 속에서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점차 지워져 가는 기억을 느낄 수 있었다.

    조걸 사형과 사천음식 좀 먹어볼걸.
    소소에게 당과 하나 더 줄걸.
    이때 이렇게 수련할걸 그랬나.
    장문인이랑 차 한잔 더 할걸.
    우리 아해들 잘 지낼까.

    그리고, 그리고...
    또 알아차리는 게 늦었구나.

    윤종사형. 대사형. 윤종아.
    ... 미안.

    이 기억을 어찌 잊고 살 수 있을까. 이곳에서 만든 소중한 인연들을 잊고 어찌... 그렇지만 후회는 들지 않다. 누가 어리석었다 손가락질을 한다 하여도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아쉬움을 남을 뿐. 자신도 모르게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거칠게 닦아내며 남은 숨을 거두었다.




     


    이곳은 어디지?



    짙은 혈향과 제 검을 타고 흐르는 핏줄기는 방금까지 전투가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넓은 공터가 아닌 외길인 동굴, 검은 옷이 아닌 붉은 옷들의 사체들이 널브러진 이곳은 익숙한 곳이 아니었다. 뒤쪽에는 출구로 보이는 길과 희미하게 들려오는 전투의 잔해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느낌에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밝은 빛에 눈이 잠시 안보였지만 여기도 아비규환이었다. 비명소리와 가냘픈 신음소리가 가득하였고 앞에 있는 사내는 길을 뚫고 나서고 있었다. 선두. 저 가슴팍에 새겨진 것은 매화임에 눈이 크게 떠졌다. 삼대제자에서 저런 인물은 보지 못하였는데? 저 아해는 당가? 남궁세가까지 있다니 이 무슨 조합인지. 가만히 지켜보기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마교(? 사파에 가까웠다.)를 가르며 천천히 합류하였다.

    "죽어라!!"
    "젠-!"
    "아아악! 이 빌엌-!"
    "살, 살려줘서 고맙소..."
    "... 방심하지 마시오."

    다리에 부상을 입었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해남의 앞에 서 마교(사파라고 칭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마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의 팔을 자르고 입을 찢으며 분리시켰다.
    해남의 아해는 짧게 무량수불을 외우고는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다시 동료를 쫓아가는 것을 보고 이상한 기시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착각이겠거니 하며 앞서 나가는 이들의  정확하게 화산의 아해들의 이야기를 엿들어 알아낸 것은 이름이었다. 도호를 받기 전인가? 그런데 이 전장에 투입이 되었다고?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장문사형은 절대 그럴 인물이 아니었다. 장로들 중에서도 마찬가지. 이 자리에 선 이들도 사질에게 미래를 주기 위해 나온 거지 그들을 전장으로 데려올 생각으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런 사태를 만들어낸 천마에 이가 갈렸고 이런 세상을 향해 낮게 욕을 내뱉었다.

    빨리 본대와 합류하여 사형을 도와 천마를 죽여야 하는데.

    선두면 모를까 후방에 있었기에 제멋대로 이탈하는 모두를 죽여버리는 것이기에 조급한 마음은 검에 담겨 거칠게 도륙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화산의 장문인 앞이었다. 해냈다는 듯 벅찬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아해들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너무나도 낯설었기 때문이다. 장문인이라 불리는 이는 처음 보며, 있는 장로들마저. 고생했다며 자신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릴 때마저도 표정을 풀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러다 마주친 것은 유일하게 익숙한 청명사형과 닮은 아해였다. 저 관찰하는 시선마저 사형을 연상하게 하였다. 내가 동굴을 나왔을 때부터 저리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거 뭐였을까요?"
    "너도 느낀 것이냐?"
    "못 느낀 사람이 있겠습니까? 느끼고 싶지 않아도 다들 그 내력이 감싸고 있었는데."
    "아미타불. 그 내력이 부상을 모두 회복시켰지요."
    "그뿐만이더냐. 내력도 회복시켜 생각한 것보단 쉽게 도달하지 않았느냐."
    "사술?"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었어요. 꼭- 화산에 온 것같이... "

    품속에 넣은 천을 꺼내 검을 대충 닦으며 갈무리하니 화산의 아해들이 모여 옹기종기 이야기하자 사방에서 맞다며 덕분에 살아온 이들이 많다며 좋아하기 시작했다. 다만 아까부터 쳐다보던 아해는 이목을 집중시키듯 한 발짝 나서 입을 열었다.

    "맞아. 모두 회복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회복시키고 있지. 근데, 넌 왜 회복이 되지 않는 거냐."

    성월.

    오랜만에 들은 이름에 입을 달싹이다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모르겠습니다. 그저 마-... 사파의 목을 쳤을 뿐. 내 어찌 압니까."

    아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썹을 까딱이더니(이것마저 사형을 닮았다) 손을 들어 녹색의 화산의 아해를 가리켰다.

    "그럼, 얘 이름 뭐야?"
    "소소."

    들어서 알고 있다. 전투 중이나 아까 전에도 서로를 불렸으니까. 아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듯 다른 이들의 이름을 계속 물어보았다.

    "그럼 이 녀석은?"
    "... 조걸."
    "이 녀석은?"
    "...... 백천"
    "그럼! 여기 있는 장로님 성함은?"

    저걸 물어보네...
    입을 꾹 다물고 자세를 바로하며 아해를 빤히 쳐다보다 살짝 웃었다. 사형을 닮아 더 눈이 갔는지도 모른다. 

    "아해야, 머리가 좋구나."

    이리 비상하니 인정해 주어야지. 가볍게 포권을 하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래, 만나서 반갑습니다."
    "엥? 지금 무슨 말이야?"
    "대 화산파 13대 제자 청혜가 그대들을 뵙습니다. 그대들은 누구 시기에 화산의 도복을 입고 계신 건지 알려줄 수 있습니까.... 아니, 그전에 전장은. 천마는 어디에 있습니까."

    매화검존을 도와 주교를, 천마의 목의 쳐야 합니다.

    설마 했다. 설마 이 빌어먹을 사매가 사고를 친 것이구나. 그 동굴에 나와서부터 느껴지는 익숙한 살기에 청명은 불안감을 느켰다. 다만 전투 중이었기에 애써 눌러두었고 장문인께 도달하고 나서야 불안감을 찾아 주변을 훑어보았다. 평소라면 윤종과 가까이 있을 성월은 한걸음 물러나 주변을 관찰하고 있었고 마주친 눈동자는 미세한 살기와 텅 비어있었기에 여린 살을 깨물었다.

    믿을 수 없어 이름들을 물어보았지만 장로님에서 막힌 것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사매야.
    대체 뭘 했기에 지금의 기억이 사라진 것이냐.
    대체 뭘 했기에... 그때의 너로 돌아갔냔 말이다.


    ... 유일한 이해자가 사라졌다.


    차마 이곳에서 해결할 수 없어 장강으로 돌아왔다.
    전각에 오검과 천우맹이 모여 앉았고 그 맞은편엔 성월이 서 있었다. 현종은 입을 차마 뗄 수가 없어 고개를 숙이고 있자 침묵이 흘렸다.
    아아, 13대 제자라니 너는 분명 23대 제자이고 이 손으로 거두었는데 위패에 적힌 선조의 성함을 말하는 것이냐. 그렇지만 저 말이 사실이라면, 사실이라면... 그렇게 원망하고 이해하며 존경한 선조 중 한 분이라는 이라는 것이. 차라리 봉문한 종남에 청명이 쳐들어가 박살내고 왔다는 것이 더 현실성이 높았다.

    모여있는 사람들 또한 믿기지가 않았는데 성월이 사실 선조? 이 말도 안 되는 기사멸조에 기가 찼다. 그렇지만 그녀의 몸에는 사술이란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기에 이건 사실이 맞았다.

    청명 혼자 술 마시는 소리 말고는 들리지 않던 침묵은  조걸이 벌떡 일어나면서 깨졌다.

    "말도-!! 악!"

    소리치자마자 무언가 맞아 뒤로 넘어가는 조걸에 모두의 시선이 맞은편에 앉은 청명에게 향했고 정답이라는 듯 굳은 표정으로 조걸을 노려보는 표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너! 너!! 술병에 내력담았지!"
    "닥쳐! 사형은 나한테 고마워해야 돼! 그리고 너도 칼 넣어라. 장문인 앞에서 피를 볼 셈이냐 청혜."

    찰칵하고 작은 소리가 들렸고 성월을 본 이들은 반쯤 발도 된 검이 천천히 들어가는 것을 찰나의 순간에 볼 수 있었다. 성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익숙한 호통은 역시나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
    "이 멍청한 녀석. 이 내가 그리 가르쳤느냐. 장문인 앞에서 칼을 뽑아도 된다고?"
    "... 어?"
    "거동 함부로 하지 말랬거늘. 장문인께 얼른 사죄드려라!"
    "??? ㅈ, 죄송합니다...?"
    "어? 왜 날 뭘 꼬라보고있어? 콱 씨. 대가리 깨버릴까 보다."
    "... 사형?"
    "왜."
    "... 아, 아닌데? 사형 맞습니까?"
    "아니면 어쩌고 맞으면 뭐, 뭐 할 건데? 또 묻혀봐야 헛소리 안 할 거냐? 미련한 새끼."

    혼란에 가까운 표정으로 청명을 바라보더니 애써 외면하자 청명이 벌떡 일어나 달려들었다.

    "이, 개 씨-읍! 으읍!!!"
    "그만둬라! 청명아!! 기사멸조다! 기사멸조라고!"
    "기사멸조. 대가리."
    "내가 저 녀석 ㅅ! 읍읍!!!"

    그와 동시에 제압되어 버린 청명에 어이가 없었다. 저걸 제압하네...

    현종은 성월에게 어색한 목소리로 선조가 맞는지 물어보았고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눈을 감고 화산의 풍경을 읆었다. 그리운 목소리로 잔잔히 읆는 그 이야기는 책으로, 구절로 접했던 스승과 제자의 관계, 전각이 없어져 사라진 길, 구파일방과 존들의 얘기 들이었다. 특히 화산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득 담긴 애정과 그리움은 사실이 분명했다.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던 청명은 누가 볼세라 표정을 바꾸고 질문을 바꾸었다.

    "그럼 네가...  아씨! 알았어! 선조께서 기억하고 계신 건 뭡니까?"
    "사형 닮은 아해야. 내가 기억하는 거라고는... 저 멀리 천마가 보였다는 것이다. 여기와 서는 사파의 시체였지. 그래서 여긴 어디냐."
    "100년 뒤."
    "... 거짓말."
    "진짠데."
    "거짓말 치지 말거라. 내가 아까 전까지 마교 새끼 대가리 치고 있었는데 눈뜨니 100년 뒤는 말이 안 된다!"
    "마교새끼 대가리가 아니라 사파새끼 대가리겠지!"
    "저 말코 같은 녀석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내뱉네..."
    "뭐?"

    말코? 이 빌어먹을 사매가 뭐라고 하는 거지?
    청명은 잡고 있던 손길을 한순간에 뿌리치고 성월에게 달려들었다. 짐승과 같은 움직임에 대비하지 못한 성월은 그대로 방심해 턱을 내주고 말았다.

    "윽!"

    넘어짐과 동시에 올라탄 청명은 허리까지 돌려주며 내지른 주먹에 간신히 방어를 하였다. 그 모습을 보던 누군가에게 PTSD를 불러왔고 당사자에겐 추억하나 꺼내왔다.

    ['암존! 이것 보시죠! 사형이 공쳐둔 술이랍니다!'
    '이걸 가져오다니, 너도 간이 크구나.'
    '사형께서 심부름시키셨을 때 빼돌렸지요.'
    '어디 보자... 형님이 좋아하는 매화주구나. 쯧쯧, 이렇게 맛난 것을 혼자 드시다니... 우리끼리 형님 몰래 마셔보자꾸나.'
    '좋습니다!'
    '자자, 받거라! 이 암존이 주는 것이다!'
    ' 암존께서도 받으시지요.'
    '고맙구나. 형님께서 오시기 전에 마시자꾸나.'
    '네, 건배!'
    '크- 이걸 숨겨두시다니! 너무하시지.'
    '크으- 그러게 말입니다. 좀 나눠주시면 좋으련만.'
    '맛있냐?'
    '당연히 맛있지요!'
    '그래?'
    '암존, 더 드실... 왜 굳으셨습니까?'
    '...'
    '...'
    '왜 더 안 마시냐?'
    '...'
    '마셔. 니 녀석들 제사주니까.']

    '아, 그렇게 개 패듯 맞았지... 나는 맞고 묻힌 걸로 끝났지 암존은...'

    은은하게 떠오른 생각은 정확히 꽂힌 주먹에  이어가지 못했고 생존본능으로 몸을 웅크리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장, 장문사형! 사형이 저 팹니다!!"
    "어엉?! 말코?! 말코한테 쳐 맞아봐라!"
    "아악! 암존! 암존!! 도와주십시오!"
    "도와줄 사람 없거든!!"
    "어찌 사람을 이렇게 개 ㅍ, 아. 악! 잘못했어요! 악! 사형! 악!! 청진사형! 장문사형!!"

    "청명아-! 이거 기사멸조라고!! 얘들아 당과 없냐!"
    "여기 있어요!!"
    "물려!"
    "썅! 기사멸조는 무슨, 화산에 위아래가 어디 있어! 어디 있냐고!!"
    "선조시잖냐! 선조래잖아!"
    "딱 기다려봐. 대가리 깨면 기억 딱 돌아온다니까? 나 못 믿어? 못 믿냐고!!!"

    간신히 떼어놓은 청명은 애들이 주는 당과를 으적으적 씹어 먹었고 성월은 떨리는 눈동자로 청명을 바라보았다. 장로가 되어 이렇게 처맞은 적은 사형들 외 없었으니까. 게다가 이 손길은 제 사형이 맞았다. 좋아하는 사형이...
    좋아하는 거 별게로 너무 아팠다. 진짜로.

    백천과 현종은 눈앞에서 벌어진 기사멸조에 뒷목을 잡고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그래도 기사멸조에 익숙한  백천은 금방 회복되었지만 정신이 돌아온 건 아니었다.

    저기 앞에서 왁왁대는 청명과 얌전히(?) 머리 박힌 성월에 누군가 떠올라 고개를 돌려보니 저 제자리에 앉아 영혼 나간 윤종을 볼 수 있었다.

    ... 원시천존이시여...
    화산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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